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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홈지기
제목: 글모음-셋
40.길 위에서의 생각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의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41.소설 <슬픈 어머니> 중에서-  

                   김종윤

어머니는 `뿌리'입니다.
어머니는 `생명'이고, `믿음'입니다.
그런 어머니가 우리 가슴에 남아 있지 않아서,
우리는 모두 자리를 잃어버리고 무력감에 빠져 있습니다.
어머니는 절대 내 일을 남에게 미루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고달프고 힘겨워도 절대 절망하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제 아무리 탕아처럼 떠돈 자식이라도 품에 안습니다.
그리고 믿어줍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그런 어머니가 되어야 합니다.
철부지처럼 투정만 부리는 자식 단계를 벗어나
우리 모두 스스로 어머니가 되어 이 나라를 품에 안아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자기 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42.말 없는 시선으로

            김미선



우리가 만난 것은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해서
내가 그 사람을
처음 보게된 것은
이미 오래 전
세월로 따지자면
십년하고도 또
여러해 전이었다

별다른 표정 없었지만
말없는 시선으로
나를 바라본 사람

별다른 느낌 없었지만
그래도 그 표정은
나를
즐겁게 했지

우리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말없는 시선으로

별다른 대화 없었지만
서로 건너편에서
바라만 보는 것으로도
우린 기뻤지

그리움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말없는 시선으로


43.두 사람....

         < 인디안 결혼축시 중에서...>

이제 두 사람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줄테니까

이제 두사람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테니까

이제 두사람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테니까

이제 두 사람 두개의 몸이지만
두사람 앞에는 오직 하나의 인생만 있으리라

이제 그대들은 집으로 들어가라
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44.가끔은

                      서정윤

가끔은 멀리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그대 속에 빠져
그대를 잃어버렸을 때
나는 그대를 찾기에 지쳐 있다.

하나는 이미 둘을 포함하고
둘이 되면 비로소
열림과 닫힘이 생긴다.
내가 그대 속에서 움직이면
서로를 느낄 수는 있어도
그대가 어디에서 나를 보고 있는지
알지 못해 허둥댄다.

이제 나는 그대를 벗어나
저만큼 서서 보고 있다.
가끔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좋다


45.어머니의 젖

        김용택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손이 터서 쓰리면 나는 어머니에게 갔다.
그러면 어머니는 꼭 젖을 짜서 발라 주었다.
젖꼭지 가까이에 손바닥을 대면
어머니는 쪼르륵 쪼르륵 짜주었다.
젖이 많을 때는 주사기에서 나올 때처럼 찍찍 나왔다.
젖이 적을 때는 한 방울씩 똑똑 떨어져 손바닥에 고였다.
그 새하얀 젖을 손등에다 발랐다.
그러면 당장은 쓰렸지만 손은 금방 보드라와졌다.
어머니의 젖은 또 눈에 티가 들어갔을 때나
눈이 아플 때도 쓰였다.
나를 반드시 뉘여놓고
어머니는 젖꼭지를 눈 가까이 들이대고
젖을 한 방울 뚝 떨어뜨렸다.
그러면 나는 얼른 눈을 꿈벅꿈벅해서
젖이 눈에 고루 퍼지게 했다.
그러면 눈 역시 보드라와지곤 했다.
한겨울 지나 이른 봄 손등이 쩍쩍 갈라지면
어머니는 늘 젖을 짜 크림 대신 발라주곤 했다.


46.고독하다는 것은..


고.독.하.다.는.것.은
아.직.도.나.에.게.소
망.이.남.아.있.다.는
거.다.소.망.이.남.아
있.다.는.것.은.아.직
도.나.에.게.삶.이.남
아.있.다.는.거.다.삶
이.남.아.있.다.는.것
은.아.직.도.내.게.그
리.움.이.남.아.있.다
는.거.다.그.리.움.이
남.아.있.다.는.것.은
보.이.지.않.는.곳.에
아.직.도.너.를.가.지
고.있.다.는.거.다.  


47.바다는...


밀물로 몰려드는 사람들과
썰물로 떠나는 사람들 사이에
해변은 언제나
만남이 되고
사랑이 되고
이별이 되어 왔다

똑같은 곳에서
누구는 감격하고
누구는 슬퍼하고
누구는 떠나는가...?

감격처럼 다가와서는
절망으로 부서지는 파도

누군가 말하여 주지 않아도
바다는
언제나 거기 그대로 살아있다.


48.홀로서기 4

              서정윤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 <움찔> 뒤로 물러난다.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서 멀어져 갈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

만날 때 이미
헤어질 준비를 하는 우리는,
아주 냉담하게 돌아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파오는 가슴 한 구석의 나무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떠나는 사람은 잡을 수 없고
떠날 사람을 잡는 것만큼
자신이 초라할 수 없다.
떠날 사람은 보내어야 한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일지라도.


49.하늘 (삶이 힘듦을 느끼는 친구에게)

                         이동식

친구야
길을 가다 지치면
하늘을 보아.
하늘은 바라보라고 있는 거야
사는 일은 무엇보다 힘든 일이니까
살다보면
지치기도 하겠지만
그러더라도 그러더라도
체념해 고개를 떨구지 말라고
희망마저 포기해
웃음마저 잃지 말라고
하늘은
저리 높은 곳에 있는 거야
정녕, 주저 앉고 싶을 정도의
절망의 무게가
몸과 마음을 짓눌러 와도
용기를 잃지 말고 살라고
신념을 잃지 말고 살라고
하늘은 저리 높은 곳에서
우릴 내려다 보고 있는 거야

친구야
어느 때이고
삶이 힘들을 느끼는 날엔
하늘을 보아
그리곤 씨익하고 한번
웃어 보려므나.


50.바람이 부는 까닭

           안도현

바람이 부는 까닭은
미류나무 한 그루 때문이다.

미류나무 이파리 수천 수만장이
제 몸을 뒤집었다 엎었다 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흔들고 싶거든
자기 자신을 먼저 흔들줄 알아야 한다.


51.이런 날 만나게 해 주십시요

                      원태연

이런 날 우연이 필요합니다
그 애가 많이 힘들어 하는 날
만나게 하시어
그 고통 덜어줄 수 있게
이미 내게는 그런 힘이 없을지라도
날 보고 당황하는 순간만이라도
그 고통 내 것이 되게 해 주십시요

이런 날 우연이 필요합니다
내게 기쁨이 넘치는 날
만나게 하시어
그 기쁨 다는 줄 수 없을지라도
밝게 웃는 표정 보여 줘
잠시라도 내 기쁨
그 애의 것이 되게 해 주십시요

그러고도 혹시 우연이 남는다면
무척이나 그리운 날
둘 중 하나는 걷고 하나는 차에 타게 하시어
스쳐지나가듯
잠시라도 마주치게 해 주십시요.


52.지란지교를 꿈꾸며...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나의 일생에 한두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53.주자십회(朱子十悔)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죽은 뒤에 뉘우친다.
가족에게 친절하지 않으면 멀어진 뒤에 뉘우친다.
젊을 때 부지런히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뉘우친다.
편안할 때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으면 늙어서 뉘우친다.
편안할 때 아껴쓰지 않으면 가난한 후에 뉘우친다.
봄에 종자를 갈지 않으면 가을에 뉘우친다.
담장을 고치지 않으면 도적 맞은 후에 뉘우친다.
색을 삼가지 않으면 병든 후에 뉘우친다.
술 취할 때 망언된 말은 술 깬뒤에 뉘우친다.
손님을 접대하지 않으면 간 뒤에 후회한다.


54.사랑을 하고 있나요?


시끌벅쩍한 모임에서 그녀하고만 빠져나와
잠시 바람을 쐬고 싶다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곁에 있을때는 별 관심 없는 듯 대해도
막상 있어야 할 곳에 그녀가 안보여
자신도 모르게 두리번 거리게 된다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재밌게 얘기 해주는 사람은 정작 딴 사람인데
그 얘기 귀로 듣고 있으면서 시선만은 왠지
자꾸 그녀에게로 돌아가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이 시간쯤이면 그녀가 잘 들어갔다고
메세지를 남길 때가 되었는데..
단지 침묵만을 지키고 있는
당신의 삐삐를 바라보며
안절부절 못하는 당신을 발견할 때..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단체사진에서 궁금한건 내 얼굴이 아니라
그녀가 어느줄에 있는지
누구 앞에 섰는지
실물보다 잘 나왔는지 찾게 된다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나 오늘 바쁘니까 전화 오더라고 바꿔주지 마세요"
하고 싶은데 단 한명의 예외때문에
그 밖의 다른 전화 다 받는 한 있어도
그런 말을 못하게 된다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그냥 아는 사람들의 수많은 삐삐보다
그녀의 삐삐 한통을 받고 뛸듯이
기뻐하며 가슴 설레하는 당신을 발견할 때..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메세지가 가득 차서 다른 사람들의
삐삐를 못받는 한이 있더라도
몇 통 안되는 그녀의 삐삐음성을 장기보존
시키고 있는 당신의 모습을 문득 발견할 때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영화 초대권 생겼는데 내 것 말고 나머지 한장에
부담없이 그녀의 얼굴이 떠오른다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아냐, 그럴리 없어. 걔는 좋은 친구일 뿐이야"
되뇌어도 운명처럼 조여드는 그녀와의 거리를
스스로 깨닫는 순간이 닥치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이 글을 읽고 머리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그녀를 사랑하는 겁니다....


55.어디까지가 그리움인지  

                  이 정 하  

어디까지가 그리움인지......
불면의 밤.
걷는다는 것이 우리의 사랑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마는
난 그대가 그리우면 집밖을 나섭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난
그대 생각을 안고 새벽길을 걷습니다.

어디까지가 사랑이고
어디까지가 이별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째거나 지금은 따스함이
절실할 때입니다.
새벽길을 걷다 보면
사랑한다는 말조차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더도 말고 적게도 말고
그저 걷는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
함께걸어주는 이가 그립습니다.
                    

56.서글픈 요령


내가 알 수 없는 것이라면
굳이 알려 하지 않겠습니다.
알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모르는 쪽이 덜 힘들테니까

내가 들어갈 수 없는 마음이라면
굳이 다가가려 하지 않겠습니다
다가가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뒷걸음 치는걸 보고 있기 힘들테니까

내가 잊을 수 없는 거라면
굳이 잊으려 하지 않겠습니다
잊으려 힘들어 하는 것보다
기다려 보기라도 하는 것이
쉬운 일일테니까.


57.먼 훗날...


먼 훗날
당신이 날 생각하시는 날
나 하나의 별이 되어
당신 생각 머무는 곳에 깜박이겠습니다.

먼 훗날
당신이 날 그리워 하시는 날
나 한조각 구름 되어
당신 눈길 머무는 곳에 떠 있을 겁니다.

먼 훈날
당신이 날 찾아 오시는 날
나 한송이 꽃이 되어
당신 발길 머무는 곳에 피어있겠습니다.

먼 훗날
당신이 날 원하시는 날
나 한송이 바람이 되어
당신 가슴 빈 자리에 고여 있을 겁니다.


58.너에게 묻는다...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59.슬픈 대답 II

               원태연

혹 누군가
너무 심한 감정의 낭비가 아니냐
물어오면
이만큼도 절제하고 있는 중이라고
혹 누군가
이제 그만할 때도 됐지 않냐
물어오면
정해놓고 그리워하고
정해놓고 기다리는 거냐고..
혹 누군가
보고 있기 안타깝다는 소리 들려오지 않냐
물어오면
그 소리가 듣기 싫어
환한 미소로 대신하고 있다고..
혹 누군가
그 사람이 다른 사랑에 빠져 있으면 어쩔거냐
물어오면..
아무 말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그럴 리 없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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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아름다운 손◀ [3]  이쁜이   2002/09/13  1139
14    소금별  수기의 소금별   2002/09/13  1205
13    '선사의 설법'중 -한용운  홈지기   2002/09/12  823
12    '산중문답'중 -조지훈  홈지기   2002/09/12  788
1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자~♡  Lovely Angel   2002/09/10  2096
10    '우리들의 새 대통령'中 -임보  홈지기   2002/09/09  775
9    이렇게 사랑하기를...  silverfish7   2002/09/08  1233
8    세상 끝닿을 때 없다고 느껴질 때.  silverfish7   2002/09/08  1015
7    '사랑법(法)' -강은교 [1]  홈지기   2002/09/07  1114
6    홀로서기  silverfish7   2002/09/06  1056
5    글모음-넷  홈지기   2002/09/04  1204
   글모음-셋  홈지기   2002/09/04  1000
3    글모음-둘  홈지기   2002/09/04  969
2    글모음-하나  홈지기   2002/09/04  1306
1    친구는..☆  이쁜이   2002/09/04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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