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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홈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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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틱낫한 저(著),류시화 옮김
.... 생략..
베트남에는 가끔 굉장한 폭풍우가 온다. 어느 날 나는 친구 집의 창문 옆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영원히 보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한 장면을 보고 있었다.
길 건너편에 지붕이 낮은 잡화점이 하나 있었다.....
...
대여섯 살쯤 돼 보이는 사내아이가 허름한 반바지를 입고 가게 앞 계단에 앉아 있었다. 그 아이는 등받이가 없는 조그만 의자에 앉아있었다. 아이는 오랫동안 뙤약볕 아래서 뛰어놀았는지 피부가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 아이는 밥그릇을 손에 들고 밥을 먹으면서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지붕에서 떨어져 내린 빗물이 아이가 있는 계단 앞에 물웅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아이는 한손으로 밥그릇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젓가락을 잡고 있었다.
아이는 천천히 밥을 먹으면서 눈은 지붕에서 쏟아져 내리는 빗물에 고정되어 있었다. 굵은 물방울이 물웅덩이의 표면으로 떨어지면서 튀어오르고 있었다.
길 건너편에 있었지만, 나는 아이의 밥에 오리알이 으깨져 있고 그 위에 생선 소스가 얹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이는 천천히 젖가락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고, 한 입씩 맛을 음미하며 먹었다. 정말 행복한 모습이었다. 나는 아이의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아이의 페와 위와 간, 그리고 다른 모든 기관들도 완벽한 조화 속에서 기능하고 있었다. 만일 아이가 치통을 앓고 있었다면, 그 순간 행복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다.
더없이 아름다운 보석과 꽃, 일몰의 모습에 취한 것처럼 나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진리와 천국이 그 순간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아이의 모습에 완전히 몰두해 있었다. 아이는 신성한 존재처럼 보였다.
한 번 눈을 깜박이고, 한 번 밥을 먹을 때마다 자신의 행복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어린 신과도 같았다.
아이는 걱정과 불안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가난도 생각하지 않았다. 아이는 자신의 허름한 반바지를 다른아이들의 멋진 옷과 비교하지않았다. 신발이 없다고 슬퍼하지도 않았다. 푹신한 의자가 아니라 등받이가 없는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는 것도 신경쓰지 않았다. 아이는 어떤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 순간 완전한 평화를 누리고 있었다.
단지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지만, 아이와 똑같은 행복이 내 온몸으로 밀려왔다.
보라색 그림자가 거리를 휙 지나갔다. 아이는 잠깐 고개를 들었다. 희미한 밝은 색에 깜짝놀라는 눈빛이었다. 곧이어 아이는 물 웅덩이 속의 춤추는 물거품으로 다시 눈길을 돌렸다. 아이는 밥과 오리알을 조심스럽게 씹었다. 그리고 기쁜 표정으로 비를 바라 보았다.
아이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더 이상 관심이 없었다. 빨간색과 자주색 아오자이를 입은 젊은 여성 둘이 우산을 들고 지나갔지만 아이는 그들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거리를 바라보았다.
아이가 미소를 지으며 새로운 무언가에 몰두하자. 나 또한 아이를 따라 거리를 바라보았다. 두 아이가 한 친구를 나무 수레에 태워 주고 있었다. 세 아이는 완전한 알몸으로 물웅덩이에서 물을 첨벙거리며 즐겁게 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수레바퀴를 빙글빙글 돌렸고, 수레를 웅덩이로 밀고 들어갈 때마다 사방으로 물방울이 튀었다.
나는 계단에 있는 아이에게 다시 눈길을 돌렸다. 아이는 그 아이들을 보느라 밥을 벅지 않고 있었다. 아이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 순간 내 눈도 아이의 눈처럼 빛났다. 나도 아이의 기쁨을 함께 느끼고 있었다. 내 기쁨은 아이의 기쁨만큼 크진 않았을것이다. 아니, 나는 내 행복을 생생히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보다 더 기뻤을지도 모른다.
그때 나는 아이가 "들어갈게요, 엄마" 하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아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의 엄마가 밥을 더 먹으라고 안으로 부른 것 같았다. 아이는 다시 밖으로 나오지 았았다. 아마 아이는 이제 부모와 함께 밥을 벅는 듯 했다.
그리고 부모는 왜 그렇게 꾸물거리며 밥을 먹었느냐고 아이를 야단쳤을 것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아이는 얼마나 불행한가!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방금 전까지 천국에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을것이다.
그들은 마음이 실체를  나눌 때, 마음이 판단하고 구별할 때, 천국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몰랐다.
햇빛을 꾸짖지 말라. 맑은 시냇물과 봄날에 지저귀는 작은 새들을 야단치지 말라.
아이처럼 되지 않는다면 그대는 어떻게 천국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
사물을 구별하고, 관념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는 눈으로는 실체를 바로 볼 수 없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어린시절의 순수함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나는 친구의 꼬불꼬불한 머리카락을 조사하는 베트남 아이들의 놀이를 해보고 싶다.
"꼬불꼬불한 머리카락이 하나면 너의 아버지에게 충성하고, 두개면 너의 엄마에게, 세 개면 너의 고모에게 , 아주 많으면 너의 나라에게 충성해라."
지금 이 순간 눈덩이를 뭉쳐 베트남까지 곧장 던지고 싶다.

틱낫한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깨어 있는 마음의 기적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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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안되는것 같아. 천천히 옮겨 봤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량인것 같네요.
비오는 오늘 문득 이 부분이 떠올랐습니다.

저한테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요..
여런분도 그랬을테죠?..
순수하고 행복했던 그순간이 그립습니다..

이 말고도 느낄게 많은 책입니다.
이 책을 추천합니다.!!  



  Lovely Angel ^^ 2002/09/17    
  개구리 음...^^ 2002/10/09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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